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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민속 이야기 " 구미호누이 비밀스러운 밤 "

이야기마을

by 하기오스쯔 2024. 7. 17. 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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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한 작은 마을에는 농사를 짓는 한 부부가 살고 있었습니다
이 부부는 이미 세 아들을 두고 있었지만, 항상 딸을 갖기를 원했습니다
마을 사람들 사이에서는 깊은 산속 여우굴 근처의 오래된 절에서
기도를 올리면 소원이 이루어진다는 소문이 파다했습니다
그들은 결국 절에서 여러 날 밤을 보내며 기도를 올렸고,
그 기도가 들린 듯 막내딸을 얻게 되었습니다
여러 해가 지나고 어느 날
막내딸은 눈에 띄게 아름다웠으며, 눈동자에서는 신비로운 빛이 번뜩였습니다
그녀는 집안의 모두의 사랑을 한 몸에 받으며 자랐지만,
사람들은 그녀가 어둠 속에서만 활동하고
다른 아이들과 어울리지 않는다는 것을 서서히 눈치채기 시작했습니다
어느덧 세월이 흘러 보름달이 뜨던 어느 밤
밤의 정적이 짙게 깔린 어느 그믐 밤,
장남은 의심스러운 소리에 이끌려 누이의 방을 엿보았습니다
방안은 불이 꺼진 채 어둠에 휩싸여 있었지만,
창문 너머로 들어오는 희미한 달빛이 누이의 모습을 비쳐주었습니다

 


누이의 몸이 이상하게 뒤틀리고, 꼬리가 하나둘 씩 자라나는 것이 보였습니다
순식간에 아홉 개의 꼬리가 그녀의 몸에서 늘어났고,
그녀의 얼굴은 인간의 것이 아닌 교활하고 예리한 여우의 얼굴로 변해 갔습니다
장남은 소름 끼치는 변화를 목격하며 숨을 죽였습니다
그녀는 이제 완전한 여우 모습으로 방을 나서 마구간으로 향했습니다
마구간 안에서는 소와 말들이 불안하게 울부짖었고,
그녀는 눈부신 속도로 움직이며 한 마리의 소에게 다가갔습니다
소리 없이 소의 복부를 찢어 간을 꺼내 먹기 시작했고,
그 모습은 괴기스럽고도 충격적이었습니다
피와 내장이 어지럽게 흩뿌려 진 마구간의 바닥은 살인 현장을 연상시켰습니다
장남은 겁에 질려 그 자리를 빠져나왔습니다
그는 아버지와 어머니에게 이 사실을 알렸지만,
부모님은 그의 말을 일언반구도 듣지 않았습니다
대신 그들은 아들이 환상을 보았다고,
어쩌면 누이를 해하려는 꾀에 불과하다고 몰아세웠습니다

 


장남의 공포에 찬 이야기는 오히려 그를 집에서 내쫓는 원인이 되었습니다
몇칠후 둘째와 셋째 역시 같은 광경을 목격했습니다
그들은 장남의 말이 사실임을 확인했지만, 이번에도 부모님은 듣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그들의 주장은 마을 전체의 불안과 공포를 조장한다며
가족 전체가 고립되는 결과를 낳았습니다
이후, 둘째와 셋째도 집에서 쫓겨났고,
그들은 사랑하는 가족을 뒤로하고 불확실한 미래를 향해 떠나야만 했습니다
밤마다 계속되는 가축의 죽음,
그리고 그 뒤에 숨 겨진 끔찍한 진실은 마을에 커다란 그림자를 드리웠습니다
이 사실이 드러나지 않은 채로 부모님은 여전히 누이를 감싸안았고,
마을 사람들에게 점점 더 고립되어 갔습니다
장남은 결혼하여 다른 마을에서 새로운 삶을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그의 마음 한구석에는 고향의 부모님이 늘 떠 올랐고,
결국, 진실을 밝히기 위해 고향으로 돌아가기로 결심했습니다
장남의 아내는 도술에 능통한 가문 출신이었고,
그에게 세 개의 호리병과 날카로운 단도,
그리고 신비로운 힘을 가진 백마를 준비해주었습니다
장남은 오랜 세월의 그리움과 근심을 안고,
아내가 준비한 신비로운 물건들을 가지고 머나먼 고향의 길을 떠났습니다
그가 탄 백마는 밤낮을 가리지 않고 걸음을 재촉했고,
그들이 도착한 고향 마을은 이미 오랜 시간 동안 황폐화의 그림자에 잠겨 있었습니다
빈집들은 낡고 흉물스러워 보였으며,
무너진 울타리와 엉킨 잡초가 마을의 슬픔을 더욱 깊게 했습니다
마을의 중심으로 들어서자, 그곳은 적막하고 음산한 분위기로 가득 차 있었습니다
마을 사람들은 이미 오래전에 떠나갔거나 끔찍한 죽음을 맞이했습니다
장남은 마을을 천천히 걸으면서,
가족과 이웃들이 남긴 흔적들을 조심스럽게 살펴보았습니다

 


각 집은 한때의 생활 감이 느껴지는 물건들로 가득 차 있었으나,
이제는 먼지와 잡초에 덮여 쓸쓸히 방치되어 있었습니다
텅빈 방들은 한때, 웃음소리와 따스한 대화로 가득 찼던 기억들을 상기시켰지만,
그 모든 것이 오랜 시간의 고통과 공포로 어둡게 물들어 있었습니다
집집마다 열린 문틈 사이로 불길한 바람이 쓸고 지나갔고,
텅 빈 창문은 어두운 눈동자처럼 그들 응시했습니다
장남이 가족의 집에 다가갔을 때, 집은 그림자와 어둠에 휩싸여 있었습니다
그의 누이는 마당 한가운데 서 있었고, 그녀의 모습은 여전히 젊고 아름다웠지만,
그녀의 눈에서는 인간의 온기가 사라진 채 차갑고
계산적인 여우의 눈빛이 번뜩였습니다
그녀의 눈은 어둠 속에서도 빛을 발하며,
무언가를 굶주린 듯한 탐욕스러운 빛을 내뿜었습니다
장남은 고요한 두려움을 느꼈습니다
누이의 눈빛은 그를 꿰뚫어 보는 듯 했고,
그녀의 목소리는 부드럽지만 냉정하게 울려 퍼졌습니다
오랜만이야, 오라버니 이리 오지 않으실래요?
그녀의 목소리는 마치 노래하는 듯 유혹적이었지만,
그 안에는 죽음의 기운이 서려 있었습니다
장남은 그 어두운 마을에서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그리고 자신이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결정해야 했습니다
누이의 초 현실적인 아름다움이 저물녘의 어스름 속에서도 유난히 도드라졌습니다
그녀의 눈에서는 사람의 온기를 잃은 깊고 검은 어둠이 번져 나왔습니다
마치 그 눈동자 속에는 별이 타오르는 것처럼,
그리고, 그 불꽃이 서서히 모든 것을 삼킬 듯한 분위기가 감돌았습니다
오라버니, 왜 그렇게 멀리 서 있으세요?
저를 두려워 하시나요?"
누이의 목소리가 마치 바람에 실려온 듯 부드럽게 퍼져 나갔습니다
하지만 그 속삭임에는 미묘하게 위협적인 기운이 배어 나왔고,
그녀의 말 한 마디 한 마디가 두려움의 실로 장남의 마음을 조여 왔습니다
장남은 답하지 않았습니다
그는 손에 들린 호리병을 더욱 꽉 쥐었고,
그녀에게서 느껴지는 압도적인 기운에 압박감을 느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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