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 산으로 둘러싸인 작은 마을에 어머니와 함께 사는 한 부부가 있었습니다
이 아들은 어려서부터 어머니의 사랑을 듬뿍 받으며 자랐고,
어머니를 위해서는 무엇이든 할 수 있는 효심 지극한 아들이었습니다
하지만 집안 형편이 넉넉지 않아 사내는 늘 마음이 무거웠습니다
특히 어머니가 연로해 지면서 힘이 빠지고
여위어 가는 모습을 볼 때마다 사내는 가슴이 아팠습니다
어느 날 저녁, 어머니가 조용히 말씀하셨습니다
"얘야, 요즘 들어 고기가 먹고 싶구나"
네 아비가 살아 계셨을 때는
종종 고기를 먹을 수 있었는데,
이제는 그리운 맛이 되어버렸구나
사내는 어머니의 말씀에 마음이 무거워졌습니다
하지만 가난한 형편에 고기를 구할 길이 없었습니다
그는 밤마다 고민하며 어떻겠든 어머니의 소원을 들어드리고 싶어 했습니다
며칠 뒤, 사내는 일하러 가는 길에 산길을 걷고 있었습니다
깊은 생각에 잠겨있던 그는 길가에 앉아 있는 한 스님을 보았습니다
스님은 허름한 옷차림에 손에는 오래된 책 한 권을 들고 있었습니다
스님은 사내를 보고 미소를 지으며 인사를 건넸습니다
"젊은이, 무엇이 그리 걱정인가? 얼굴에 근심이 가득하구나
사내는 처음 보는 스님에게 하소연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스님, 저는 효심이 지극한 아들이지만,
가난한 형편에 어머니가 고기를 드시고 싶다는 소원을 들어드릴 수 없습니다
어머니가 여위어 가는 모습을 볼 때마다 마음이 아픕니다
어떻게 하면 좋을지 모르겠습니다
스님은 사내의 이야기를 묵묵히 들으며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네 마음이 참으로 갸륵하구나"
어머니를 생각하는 네 효심이 참으로 크다
스님은 손에 들고 있던 책을 사내에게 건네주며 말했습니다
"이 책에는 범으로 둔갑할 수 있는 비밀스러운 주문이 적혀 있네"
이 주문을 잘 이용하면 네 어머니를 위한 고기를 구할 수 있을 것이야
사내는 놀라면서도 희망에 찬 눈빛으로 스님을 바라보았습니다
"정말입니까, 스님? 제가 이 주문을 외우면 범으로 변할 수 있습니까?"
스님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그렇다네"
"하지만 이 주문은 신중하게 사용해야 하네"
"범의 힘을 빌려 어머니를 봉양하는 데 쓰게나"
"그리하면 네 효심이 하늘에 닿을 것이야"
사내는 스님에게 깊이 감사하며 책을 받아들였습니다
"감사합니다, 스님"
저는 이 기회를 절대 헛되이 하지 않을 것입니다
어머니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스님은 사내의 결심을 응원하며 손을 흔들어 인사했습니다
사내는 소중히 책을 품에 안고 집으로 돌아갔습니다
그의 마음은 이제 어머니의 소원을 이룰 수 있다는 희망으로 가득 찼습니다
집으로 돌아온 사내는 마음이 조급했습니다
스님이 준 책을 품에 안고, 방에 들어가 문을 잠근 후,
두근거리는 가슴을 진정시키며 책을 펼쳤습니다
책은 오래된 양피지로 만들어져 있었고,
그 안에는 범으로 변신하는 비밀스러운 주문이 적혀 있었습니다
주문을 보자 사내는 순간 망설임이 들었지만,
어머니를 위한 마음이 망설임을 이겨냈습니다
“범이 되어야만 어머니께 고기를 드릴 수 있다면, 나는 그 무엇도 두렵지 않다"
사내는 결심하며 주문을 외우기 시작했습니다
주문이 끝나자마자 그의 몸은 뜨거운 열기에 휩싸였고,
그와 동시에 뼈와 근육이 비틀리며 거대한 범으로 변하기 시작했습니다
사내의 눈은 황금빛으로 변했고, 온몸에는 검고 굵은 털이 자라났습니다
그의 손과 발은 커다란 발톱이 달린 발로 변했고,
입에는 날카로운 이빨이 돋아났습니다
완전히 범으로 변한 사내는 강력한 힘을 느끼며 산과 들을 누비기 시작했습니다
그는 사냥의 본능을 발휘해 산짐승들을 쫓았고,
며칠 만에 여러 마리의 짐승을 잡아 고기로 만들어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어머니는 처음엔 놀랐지만, 사내가 범으로 변해
고기를 가져왔다는 사실을 알고는 눈물을 흘리며 고기를 받아들였습니다
“내 아들아, 네가 나를 위해 이렇게까지 해주다니 고맙구나"
어머니는 맛있는 고기를 먹으며 차츰 건강을 되찾아갔습니다
모든 일이 순조롭게 흘러가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사내는 밤마다 범으로 변해 사냥을 나갔고,
그 덕분에 어머니의 얼굴에는 웃음이 가득했습니다
그러나 행복은 오래 가지 않았습니다
어느 날 밤, 사내가 다시 한 번 범으로 변해 사냥을 나간 사이,
사내의 아내는 잠에서 깨어나 남편이 없는 것을 이상하게 여겼습니다
그녀는 남편을 찾아 집안을 돌아다니다
남편이 자주 들어가는 방의 문이 살짝 열린 것을 발견했습니다
호기심에 문을 열고 들어간 아내는 책상 위에 펼쳐진 책을 발견했습니다
그 책은 바로 스님이 준 둔갑 책이었습니다
호기심과 불안감이 교차하는 가운데, 아내는 책을 읽어 내려갔습니다
그리고 그녀의 눈에 범으로 변신하는 주문이 들어왔습니다
아내는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책을 내려놓았습니다
남편이 이 주문을 사용해 범으로 변하고 있단 말인가?
그녀는 충격과 두려움에 휩싸였습니다
이내 남편이 매일 밤 사라지는 이유를 이해하게 되었지만,
그것이 너무나도 무서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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