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신라의 땅 마산 앞바다에 위치한 월영도에는
누구도 쉽사리 다가서지 못하는 신비롭고도 음산한 동굴이 있었습니다
이 동굴의 주인은 금 돼지라 불리는 식인 요괴였습니다
이 요괴는 인간의 모습을 하고 다니며 아름다운 여성들을 납치해 동굴로 데려갔고,
그들을 잡아먹거나 시중을 들게 했습니다
금 돼지의 힘은 대단하여 각종 도술과 변신술에도 능했고,
마치 중국 고전 소설 《서유기》의 저팔계를 연상시키는 기괴한 존재였습니다
그러나 이 전설은 《서유기》보다 훨씬 이전,
신라 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뿌리 깊은 이야기였습니다
이런 금 돼지와 관련하여 특히 유명한 설화가 하나 있었습니다
바로 《금 돼지 자손 최치원》 이라는 이야기입니다
여기서는 최치원의 아버지가 사실 금 돼지 였다는 놀라운 전설을 다루고 있습니다
신라시대, 한적한 마을에 새로운 현 감이 부임했습니다
그러나 이 마을엔 오랜 세월 동안 숨겼진 어두운 비밀이 있었습니다
부임한 현 감의 부인들이
하나둘 씩 사라지는 미스터리 한 사건이 반복되었기 때문입니다
사람들은 속삭였습니다
월영도에 사는 금 돼지의 저주라고..
금 돼지는 인간의 모습을 하고 다니며
아름다운 여성들을 납치해 그의 은신처로 데려갔습니다
이곳은 월영도의 깊은 동굴 인간의 발길이 닿지 않는 곳에 위치해 있었습니다
금 돼지는 아름다운 여성들을 잡아먹거나
그들에게 시중을 들게 하며 자신의 왕국을 꾸렸습니다
새로 부임한 현감은 마을의 침묵과 공포에 마침표를 찍기 위해 결심했습니다
그는 부인의 옷자락에 긴 실을 꿰매어 놓았습니다
다음 날, 예상대로 부인이 사라졌을 때,
현 감은 그 실을 따라 금 돼지가 숨어 있는 동굴로 향했습니다
동굴로 향하는 길은 어둡고 음습했으며,
어딘 가에서 들려오는 비명 소리는
마치 저승에서 울려 퍼지는 것 같아 공포심을 자극했습니다
현 감과 그의 부하들은 불안과 공포를 느끼며,
그러나 결연한 의지를 가지고 실을 따라 깊은 어둠 속으로 걸어갔습니다
긴 터널을 지나 동굴의 내부로 들어서자,
그들은 마치 다른 세계에 들어선 것만 같았습니다
동굴 내부는 비현실적인 금빛으로 반짝이고 있었으며,
그 중앙에는 거대한 금 돼지가 앉아 있었습니다
그의 눈은 타오르는 불길처럼 붉게 빛났고,
날카로운 이빨은 사람의 뼈조차도 쉽게 부술 수 있을 것처럼 보였습니다
그의 모습은 진정한 악몽 그 자체였습니다
현 감은 결연한 의지를 담아 사슴 가죽 채찍을 펼쳤습니다.
옛날부터 이어진 이야기가 그의 귀에 맴돌았습니다
"금 돼지는 사슴 가죽을 두려워한다"
이제 그 이야기가 진실임을 증명할 때였습니다.
금 돼지는 처음엔 현 감의 도전을 경멸하는 듯한 눈빛으로 바라보았습니다
거대한 몸이 동굴 내부를 가득 채우며 그의 눈에서는 야만적인 광채가 번뜩였습니다
하지만 현 감이 사슴 가죽을 휘두르자 그의 표정이 갑자기 일그러졌습니다
사슴 가죽이 그의 피부에 닿는 순간,
금 돼지의 입에서는 고통스러운 비명이 터져 나왔습니다
그의 몸이 괴로움에 뒤틀리며 거대한 동굴이 그의 울부짖음으로 울려 퍼졌습니다
싸움은 더욱 치열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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