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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민속 이야기 "밥귀신 고수여칠 이야기"

이야기마을

by 하기오스쯔 2024. 4. 24. 0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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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민속 이야기 "밥귀신 고수여칠 이야기"

 

조선 시대, 한적한 마을에 사문이란 사람이 살고 있었습니다
사문의 집은 오래되고 넓은 대청마루가 있어 주위에서는 부러움의 대상이었지만,
어느 날부터 그 집안은 불길한 소문의 중심이 되었습니다
그 이야기의 시작은 사문이 집 뒤뜰에서
이상한 소리를 들은날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한밤중, 사문의 집은 침묵 속에 잠겨 있었습니다
달빛마저도 두려움을 느낀 듯 집 주위를 조심스레 비추며,
이곳 저곳에서 고요함을 깨는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바람이 문틈으로 스며들며 창문의 종이를 살짝 흔들었고,
그 사이로 이질적인 소리가 사문의 귀에 들려왔습니다


"밥을 달라 배가 고프다"
이 소리는 점점 더 빈번하고 분명하게 들려왔습니다
처음엔 사문은 꿈인 줄 알았지만, 그 소리는 꿈속의 환상이 아니었습니다
그것은 실제로 존재하는 무엇인가의 부름이었습니다
사문의 가슴속 깊은 곳에서 오랫동안 잊혀졌던 공포가 서서히 되살아났습니다
어느 날 밤, 사문은 결심을 했습니다
목소리의 정체를 밝혀내기로 한 것입니다
촛불 하나를 들고, 집 뒤뜰로 조심스레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밤의 정적 속에서 사문의 발소리만이 유일하게 들려왔습니다
그리고, 그가 목소리가 들려오는 곳에 도착했을 때,
그곳에는 상상도 못 했던 광경이 펼쳐져 있었습니다
종이 치마를 두른 형상이 서 있었습니다


그것의 다리는 마치 오랜 세월 땅속에 묻혀 있던 것처럼 마르고 검게 변해 있었습니다
상체는 어디에도 보이지 않았지만, 그 자리에서 늙은 여자의 목소리가 들려왔습니다
사문은 그 순간, 십년 전 세상을 떠난 고모의 목소리를 알아들었습니다
고수여칠은 사문에게 말을 걸었습니다
그 목소리는 죽은 가족의 것과 같아서, 사문은 극도로 혼란스러워했습니다
밤마다 그것은 집안으로 들어와 음식을 모두 먹어치우고,
창문의 종이를 찢어버렸습니다
심지어는 어느 날 밤, 불빛을 내며 기와와 돌을 던져 가족들을 놀라게 했습니다
사문은 그 형상에게 다가가 물었습니다
"네 다리는 왜 이리 되었느냐?" 고수여칠은 답했습니다
"죽은 지 오랜 지하 사람이 어찌 이와 같지 않겠느냐?"
사문의 말에 고수여칠은 한숨을 내쉬며, 그의 질문에 대한 대답을 이어갔습니다
"내 몸은 이미 오래전에 이 세상을 떠났지만,
내 영혼은 여전히 이곳에 머물고 있다
내가 이렇게 된 것은 내 욕심 때문이야
살아생전에 난 음식에 대한 욕심을 버리지 못했고,
죽어서도 그 욕심 때문에 이곳을 떠돌고 있는 것이다"
그녀의 목소리는 슬픔과 회한으로 가득 차 있었습니다
사문은 고수여칠의 이야기를 듣고 마음이 아파왔습니다
그러나 그것이 사문의 가족을 괴롭히는 이유가 될 수는 없었습니다
"그렇다 하더라도, 네가 우리 가족을 괴롭히고,
우리의 음식을 모두 먹어치우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
너의 욕심 때문에 우리 가족이 고통받아서는 안 된다
고수여칠은 고개를 숙이고 잠시 침묵했습니다
그녀 역시 사문의 말이 옳다는 것을 알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녀의 욕심을 쉽게 버리기란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고수여칠은 한 가지 제안을 했습니다

 

"내가 너희 가

족을 더 이상 괴롭히지 않겠다는 조건으로,
너희는 매일 밤 나를 위해 작은 밥상을 차려주겠느냐?
그렇게 한다면 나는 너희 집을 떠나
이 세상을 떠돌며 다른 곳에서 내 욕심을 해결하겠다
사문은 고민에 빠졌습니다
이 제안이 고수여칠을 달래는 가장 현명한 방법일 수도 있었지만,
그것이 과연 올바른 해결책인지 확신할 수 없었습니다
그러나 그의 가족을 지키기 위해,
그리고 더 이상의 해를 막기 위해 사문은 그 제안을 받아들이기로 결심했습니다
그날 밤부터, 사문의 집안은 변화하기 시작했습니다
사문은 집 뒤뜰에 작은 밥상을 마련했습니다
밥상 위에는 백미로 지은 따끈한 밥과 간소한 반찬 몇 가지가 올려졌습니다
그리고, 그는 조심스레 밥상을 땅에 내려놓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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