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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민속 이야기 " 내다리 내놔봐 "

이야기마을

by 하기오스쯔 2024. 6. 23. 0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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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덕대골 이라는 고즈넉한 시골 마을은
그림 같은 풍경과 평화로운 분위기로 유명했습니다
이곳에 살고 있는 아름다운 처녀와
그녀의 사랑하는 남편은 서로를 진심으로 아끼고 사랑하며,
주위로부터 부러움을 한 몸에 받으며 행복한 결혼 생활을 이어가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 평화로운 일상은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온 남편의 병으로 인해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지기 시작했습니다
남편은 갑작스러운 고열과 함께 심한 오한에 시달리기 시작했습니다
이내 그의 건강은 급격히 악화되어 가는 것이 눈에 보일 정도였습니다
얼굴은 창백해지고 입술은 건조해져 갈라졌으며,
맑고 밝던 눈은 이제 무기력하고 탁해져 있었습니다
그의 몸은 마치 생명력을 잃어 가는 듯,
뼈와 피부만 남은 채로 점차 쇠약해져 갔습니다


아내는 남편의 갑작스러운 병세에 크게 놀라면서도,
그를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다했습니다
그녀는 마을의 한의사를 찾아가 처방을 받아 오기도 하고,
전설에 나오는 약초를 찾기 위해 깊은 산으로 들어가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애를 써도 남편의 병세는 호전되기는커녕 점점 더 심해져만 갔습니다
밤이 되면, 아내는 남편의 병상 곁에서 조용히 기도를 올렸습니다
그녀는 촛불 하나를 켜 놓고 남편의 손을 잡으며 눈물을 흘렸습니다
방안은 은은한 촛불 빛만이 남편의 고통스러운 얼굴을 비추어 주었고,
창 밖으로는 짙은 어둠이 내려앉았습니다
어느 날 밤, 아내는 남편의 병상에서 이상한 소리를 들었습니다
남편의 숨소리가 평소와는 다르게 무거워지고,
간헐적으로 헐떡이는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아내는 놀라서 남편의 이마에 손을 대 보았지만,
그의 이마는 뜨겁고 건조했습니다

 

그녀는 남편에게 물을 먹이려 했지만,
남편은 목소리조차 내지 못한 채 무력하게 고개를 돌렸습니다
이후로도 남편의 상태는 계속 나빠지기만 했고,
아내의 절망과 두려움은 점점 깊어 만 갔습니다
낮에는 남편의 병을 고칠 수 있는 방법을 찾아 헤매고,
밤에는 병상에서 무력하게 투병하는 남편을 지키며 눈물로 밤을 지새웠습니다
그녀의 마음속 깊은 곳에서는 끊임없이 남편을 구할 수 있는 기적을 바라고 있었지만,
실제로는 그 어떤 단서도, 그 어떤 해결책도 찾을 수 없었습니다
이렇게 남편의 병은 미스터리로 남아,
아내의 끊임없는 기도와 눈물 속에서 점점 그를 삼켜가고 있었습니다
어느 날, 한 스님이 덕대 골을 지나가게 되었습니다.
스님은 여느 때와 같이 마을을 돌며 공양을 얻어먹고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아내의 슬픈 사연을 듣게 되었고, 남편의 병을 살펴보기로 했습니다
스님은 남편의 상태를 면밀히 관찰한 뒤, 깊은 묵상에 잠겼습니다
잠시 후, 그는 엄숙한 목소리로 말했습니다
"이 병은 매우 희귀한 병이라 쉽게 고칠 수 없습니다"
하지만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지요
산골 깊은 곳에 있는 오래된 무덤을 파헤쳐
그 시체의 다리를 고아 먹이면 병이 나을 것입니다
아내는 스님의 말을 듣고 큰 충격을 받았지만,
남편을 살리기 위해 서라면 무엇이든 할 각오가 되어 있었습니다
그녀는 늙은 스님의 지시대로 무덤을 찾아 나섰습니다

무덤을 찾기 위해 수많은 산을 넘고
골짜기를 헤매던 아내는 마침내  스님이 말한 무덤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아내는 무덤 앞에 섰을 때, 순간적으로 주저앉고 싶은 충동을 느꼈습니다
하지만 남편의 고통이 떠오르자, 다시 힘을 내 삽을 땅에 찔러 넣었습니다
땅을 파내는 소리는 그 적막한 밤에 유난히 크게 울려 퍼졌고,
그녀는 쉴 새 없이 땅을 계속 파내려 갔습니다
서서히 땅속 깊숙이 파고들면서 차가운 공기가 무덤 속으로 스며들었습니다
드디어 아내의 삽이 나무로 만들어 진 무덤의 뚜껑에 닿았습니다
그녀는 숨을 크게 들이쉬고, 뚜껑을 들어 올렸습니다
무덤 안에는 시간에 의해 부식된 옷을 입은 시체가 누워 있었습니다
아내의 심장은 거칠게 뛰었고 머릿속은 두려움으로 가득 찼지만,
그녀는 떨리는 손으로 시체의 다리를 조심스레 분리하기 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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