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한 산골 마을에 사는 오누이와 홀어머니의 삶은 간소하고 소박했지만,
그들을 둘러싼 숲은 항상 그늘지고 음산한 기운이 감돌았습니다
아버지의 돌아가신 후, 어머니는 삶의 무게를 혼자 짊어지고,
장터까지 긴 여정을 걸어 떡을 팔아 가족의 생계를 이어 나갔습니다
어머니가 장터로 떠난 날은 유난히도 흐리고 음산했습니다
해가 질 무렵, 구름이 점점 더 짙게 몰려와
마치 무언가가 곧 벌어질 것만 같은 불길한 예감을 자아냈습니다
산골짜기를 둘러싼 나무들 사이로 바람이 쌩쌩 불기 시작하며
나뭇가지들이 서로 부딪치는 소리는 마치 누 군가의 속삭임처럼 들렸습니다
그리고 그 소리는 점점 더 커지며 오누이가 있는 집 주변을 감돌기 시작했습니다
집 안에서는 오누이, 해님과 달님,
두 아이가 어머니의 당부대로 문을 굳게 닫고 불을 켜 두었습니다
두 아이는 방에서 책을 읽거나 소소한 놀이에 집중하려고 애썼지만,
외부에서 들리는 이상한 소리들로 인해 점점 불안감이 커져 만 갔습니다
달님은 특히 민감해 작은 소리에도 깜짝 놀라며 가끔씩 창밖을 내다보곤 했습니다
밖에서는 차가운 바람이 창문을 흔들었고,
간간이 들리는 동물의 울음소리는 긴장감을 더욱 고조 시켰습니다
마치 무언가가 그들을 지켜보고 있다는 듯,
숲 속에서는 갑작스럽게 으스스한 울음소리가 울려 퍼지곤 했습니다
집 안의 등불은 흔들리며 때때로 그림자를 벽에 크게 드리워 놓았고,
그 그림자는 마치 다른 세상의 존재들이 벽을 타고
기어 다니는 듯한 착각을 일으키기도 했습니다
해님은 여동생을 안심시키기 위해 자신감 있는 척하며
계속해서 이야기를 들려주려 애썼지만,
내심 그 역시 어머니가 무사히 돌아오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었습니다
어둠이 깊어 갈수록 집 주변은 점점 더 고요해졌습니다
하지만 그 고요함은 두 아이에게는 더욱 큰 긴장감을 안겨주었습니다
그들은 서로의 작은 소리에도 귀를 기울였고,
간혹 창문 너머로 번뜩이는 눈을 본 것 같다는 환상에 사로잡혔습니다
이처럼 평화롭던 산골 마을은 어머니가 장터에 간 사이,
저주받은 듯한 고요와 어둠에 휩싸여 그날 밤을 지새우게 되었습니다
장터에서 돌아오는 어머니의 발걸음은 무겁고 긴장되어 있었습니다
장터를 한참 벗어난 숲 속의 고개를 넘어서자,
어둠이 그녀를 집어삼키듯 조용하고 음산하게 다가왔습니다
갑작스럽게 나타난 호랑이는 덩치가 크고,
유난히 붉게 빛나는 두 눈이 마치 타오르는 불빛처럼
어둠 속에서도 선명하게 빛났습니다
호랑이의 낮고 우렁찬 목소리가 어머니를 위협했습니다
"떡 하나 주면 너를 안 잡아먹지"
그 말에 어머니는 두려움에 질려 떡을 하나씩 호랑이 앞으로 던졌습니다
호랑이는 떡을 먹은 후에도 계속해서 더 많은 떡을 요구했습니다
어머니는 떡 바구니를 비우며 마음속으로 오누이들을 걱정했습니다
결국 떡이 모두 떨어지자, 호랑이는 그녀에게 달려들어 참혹한 일을 저질렀습니다
어머니의 목숨을 앗아간 호랑이는 그녀의 옷을 걸친 후
어머니의 목소리를 흉내 내며 오누이가 기다리는 집으로 향했습니다
어둠 속에서 집에 다다른 호랑이는 문 앞에서 어머니의 목소리로 속삭였습니다
"아이들아, 엄마야"
"문 좀 열어다오"
해님은 문을 열려는 동생 달님의 손을 잡고 조심하라며 속삭였습니다
그는 문 밖의 목소리가 이상하다 느끼며,
"목소리가 왜 그래? 엄마 목소리가 아닌 것 같은데"
"라고 말했습니다
호랑이는 목이 쉬었다며 거친 목소리로 변명했습니다
"아이야, 엄마는 장터에서 오는 길에 목이 쉬었단다"
"빨리 문을 열어주렴"
" 불안한 해님은 다시 한 번 확인하고자 "그럼, 손이라도 한 번 보여줘
"라고 요구했습니다
잠시 망설이던 호랑이는 어쩔 수 없이 털이 무성한 앞발을 문틈 사이로 내밀었습니다
이를 본 해님은 즉시 위험을 직감했고,
두 오누이는 서로를 꼭 안고 불안과 두려움에 떨면서
어머니의 안전을 간절히 기도했습니다
호랑이는 밖에서 계속해서 문을 두드리고 속삭이며
집 안의 오누이들을 유혹하려 했습니다
그러나 오누이들은 단단히 문을 걸어 잠그고,
엄마가 이 호랑이에 의해 잡아먹힌 것을 알고,
몰래 뒷문으로 빠져나와 나무 위로 몸을 숨겼습니다.
백설공주: 전통과 현대의 만남 (4) | 2024.10.09 |
---|---|
"이상한 나라의 엘리스, 신비로운 모험의 모든 것" (1) | 2024.10.08 |
한국 민속 이야기 " 미명귀 의 복수 " (0) | 2024.08.06 |
" 도깨비 와 할아버지 " (0) | 2024.08.02 |
한국 민속 이야기 " 호랑이가 된 아들 " (0) | 2024.07.29 |